보육원에서 자란 청년 8명이 펴낸 책과 자립 돕는 모임
- 사회적 연대
- 2025. 1. 21.
보육시설에서 자라 어엿한 사회인이 된 청년 8명이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이들은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는 모임인 몽실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보육원에서 자란 청년 8명이 펴낸 책
부산의 한 보육시설에서 함께 청소년기를 보내고 어엿한 사회인이 된 20~30대 청년 8명이 2025년 책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호밀밭 출판)을 펴냈다.
책에는 이들 여덟 청년이 각자의 아픔을 나름의 방식으로 치유해 나간 이야기가 담담한 목소리로 전한다. 이들은 보육시설에서 자란 이유가 본인들의 잘못이 아닌 것을 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190900051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인연이 끊어진 어머니를 찾아갔지만 품에 안겨있는 다른 아이를 보고 보육시설을 스스로 선택한 이야기 등을 저자들은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저자들은 숨길 이유가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힘든 시절이 있었어도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책을 내게 됐다.
저자들은 자신의 아픔을 스스로 어루만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갔다. 보육원에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사랑을 통해 자란다.
보육원 시절 필요했던 따뜻한 어른이 돼 주고 싶다는 소망 보란 듯이 성장하겠다는 다짐까지 각자를 추수를 생각은 저마다 달랐지만 상통하는 데가 있다. 저자들은 아픔을 얘기하되 거기에 머무르려 하지 않았다.
여덟 살 때부터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다 늘 이어지는 그래서 라는 질문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끝내 내려놓지 않은 아이들의 성장기다.
보육시설에서 살았다고 하면 불행했겠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진희씨이진희 씨 본인은 보육시설에서 행복했다고 말한다. 지금도 보육원에 가면 보육원 특유의 공기에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이렇게 느끼는 데는 이진희 씨의 개인사가 있다.
이진희 씨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힘든 어린 날을 보냈다. 늘 여기저기 멍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다행히 학교 상담 선생님의 도움으로 보육시설에 가게 됐다.
아버지는 화가 나면 이진희 씨가 가장 아끼는 것부터 부쉈다. 내게 가장 소중하면 가장 먼저 망가진다는 것을 배우게 된 것이다. 보육시설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무언가를 마음껏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책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에는 행복한 추억이 많은 보육시설이었으나 선배들의 폭력적 신고식 등 잘못된 관행도 있었다. 저자들은 시설 내 부조리를 없애나 가는 노력도 기울였다.
보호종료아동 돕는 모임 몽실
여덟 저자들은 4년 전부터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들을 돕는 모임 '몽실'을 결성하고 각자 빚을 내서 2022년 10월 부산대 근처인 금정구에 같은 이름의 카페(몽실 커피)를 열었다. 몽실커피는 이사를 가서 연제구 쌍마천로 161번길 6, 1층에 있다.
이들 중에 이진희(여, 32세)씨와 박진솔(남, 31세)씨는 보육시설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고 몽실의 실무를 맡고 있다. 몽실은 열매를 꿈꾼다는 뜻이다. 만 18세가 되면 보육시설에서 나와 자립해야 하는 후배들이 자신만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몽실 카페의 수익은 보호종료아동의 자립과 보육시설의 아동을 돕는데 쓰인다. 이들은 대학생 봉사자들과 쪽방촌에 생필품을 꾸준히 전달한다.
자립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후배들을 대상으로 한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 보육원의 초등학생들과 나들이를 나가는 프로그램을 4년째 이어가고 있다.
저자 중 한 명은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마침 저자들이 자란 보육시설에서 자립 전담 요원으로 일하게 되어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자립을 준비하는 보유시설 아이들이 주로 털어놓는 고민은 주로 다음과 같다. 일단 집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부터 난관이에요. 전세나 월세 등 행정적인 질문도 많다. 대학을 갈지 말지 등 진로 고민도 많다.
보육원을 나서면 외로울까 봐 걱정도 한다. 가정을 일찍 꾸리고 싶은 아이들도 많다.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그릇이 됐는지 먼저 스스로 살펴봐야 한다, 그냥 외롭다고 결혼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해 준다.
카페를 처음 낼 때는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하며 말렸다고 한다. 특히 카페 실무를 맡게 된 박한솔 씨의 경우는 택배기사로 가정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태였는데 지인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주위의 걱정대로 현실은 냉혹했다. 2024년에는 잠시 운영을 중단할 정도로 카페 시장의 쓴맛을 봤다. 다행히 후원자가 생겨 카페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별도의 후원 없이도 홀로서기 위해서 운영진 두 사람은 매일 정성껏 쌀빵을 만들고 아몬드 쿠키를 굽는다.
이진희 씨는 지금은 프로그램 운영비를 모 재단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증빙을 해야 해서 아이들이 사진 찍기 등에 익숙해진 것이 마음 아프다고 한다.
카페로 돈을 많이 벌어서 결과물 제출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이 마음껏 놀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비췄다. 이 카페가 자립준비청년을 많이 채용해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소망을 한다.
이진희씨는 누군가에게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어서 본인 자신도 자신을 치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 제목대로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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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ogethergoodeffect.tistory.com/entry/기후변화로-멸종-위기-커피의-대안-대체-커피-산스
맺음말
보육시설에서 자라 어엿한 사회인이 된 청년 8명이 '이러려고 겨울을 견뎠나 봐'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이들은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는 모임인 몽실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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